일상/작은 성공
아무 것도 아닌 것이 행복이었다 04
michvin
2024. 1. 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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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
잠자리에 누웠다.
입 안으로 침이 고인다.
다행히 코로 숨을 쉬는 건 가능하다.
다만 침을 삼키는 것도 뱉어내는 것도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침을 삼키기 위해서는 침이 넘어갈 때의 고통을 참아내야한다.
고통이 계속해서 머리속에 맴돈다.
그러다 하나둘셋과 함께 침을 꿀떡 삼키면 눈이 저절로 감긴다.
그러고 나면 침이 넘어가는 순간이 아주 짧기에 참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또 침이 입속에 가득차면 참을만 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사라진다.
잠을 청하기 위해 누워서 있을 때 침이 점점 차올라오면 또 고민에 빠진다.
뱉을까? 삼킬까!
참을만 한데 삼킬까?
아니 너무 아파 뱉어보자!
속소에 다른 사람이 깰까봐 살며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해 뱉는다.
끈적이는 침은 모조리 뱉어내지 못한다.
다시 자리로 돌아가 자기 위해 눕는다.
살며시 잠이 들면 침이 목에 넘어가질 않으니 코로 침이 넘어올 듯하면서 숨이 막힌다.
그러면 앉아서 코로 숨을 쉬어본다.
그렇게 삼키고 뱉고 눕고 앉는다.
밤새도록 반복한다.
평소에는 침이 이렇게 고이지 않는 것같은데 평소에는 어땠는 지 기억이 안난다.
악몽을 꾸고 있는 것같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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